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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성으로 발주 넣었던 술, 알고보니 대박쳤다 ㅋㅋ

#무지성#만족#긍정적후회
익명의새우깡3

2026-07-09 16:45:07.57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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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이거 진짜 오랜만에 무지성 소비 성공한 썰 풀어봄

때는 작년 여름쯤임. 평소처럼 발주 프로그램 뒤적거리는데 신상 리스트에 뭔 술 하나가 딱 올라왔음. 복숭아맛 나는 증류주였는데 패키지가 그냥 병신같이 귀여운거임 ㅋㅋㅋㅋ 복숭아 캐릭터 그려져있고 병도 핑크색이고 무슨 일본 편의점에나 있을 법한 비주얼이었음.

근데 문제는 스펙임. 도수 9도짜리 500미리 한 병에 도매가가 4천원 언저리였음. 원가율 생각하면 개같이 손해보는 구조인데 그냥 홀린듯이 한 박스 질러버림. 나중에 생각해보면 ㄹㅇ 아무 생각 없었음. 그냥 '어차피 재고 쌓이면 내가 처묵으면 되지 ㅋㅋ' 이런 마인드로 발주 넣은거.

그리고 입고날 왔는데 박스 뜯자마자 ㅅㅂ 이건 좀 위험했다 싶었음. 시각적 임팩트 쩌는데 누가 이걸 편의점에서 술로 사가겠냐는 생각이 드는거임. 손님들은 가성비랑 익숙한 거 찾지 이런 거 안 찾잖아. 그래서 그냥 구석에 쳐박아두고 나 혼자 한 병 까봄. 근데 이게 개맛있는거 ㅋㅋㅋㅋ 복숭아 향이 진짜 쎈데 인위적이지 않고 탄산 살짝 있어서 음료수처럼 들어감.

그리고 일주일 뒤에 웬일로 퇴근길 여자 손님 두 명이 그 술 딱 집어가더라. 나는 속으로 '어, 드디어 한 병 빠지네 ㅋㅋ' 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그 손님들이 친구 데리고 와서 네 병 추가로 싹쓸이해감. 이때부터 뭔가 쎄했음. 알고보니 SNS에서 입소문 슬슬 타기 시작한거임. 바이럴 같은 거 아니고 진짜 순수하게 '편의점 신상 술' 이런 해시태그로 퍼지더라.

그 시점에서 나는 바로 무지성 2차 발주 들어감. 원래 같으면 한 박스 팔리는데 2주 걸리는 것도 그냥 기다리는데 이건 아니었음. 촉이 왔음. 입고 다음날 바로 진열대 메인에 박아놓고 손님들 반응 보니까 3일만에 다 나갔음. 그것도 아무런 프로모션 없이 그냥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서 사감. 이때 ㄹㅇ 깨달았음. 편의점은 결국 타이밍이구나 싶더라.

그 뒤로도 그 술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무지성 발주 박음. 복숭아 끝나니까 자두 나오고 자두 끝나니까 청포도 나옴. 이제는 단골들도 신상 나오는 날짜 물어보고 그럼 ㅋㅋㅋㅋ 점주 입장에선 이렇게 편하게 파는 게 없음. 계산대에서 '아 저거 한 병 더 주세요' 소리 들을 때마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질렀던 내 판단 칭찬해줌.

근데 아이러니한 게, 만약 내가 그때 머리 굴렸으면 절대 발주 안 넣었을 거라는 점임. 도매가랑 마진 계산해보면 합리적으로는 거르는 게 맞거든. 이런 케이스는 진짜 무지성이 답인가봄. 특히 편의점은 데이터만으로 못 읽는 변수가 너무 많음.

결론: 니들이 뭔가 끌리는데 머리로 이해가 안 될 때 그냥 질러라. 망해도 니 취향엔 맞을 확률 높고, 잘되면 그때부터 니가 선구자 되는 거임. 단, 발주는 내가 먼저 찍어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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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성으로 질렀지만 잘한 소비 | 플렉스 · 떡밥레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