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진짜 개빡쳤음 ㅋㅋㅋ 아니 출근 준비하려고 옷장 열었는데 ㅅㅂ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싶더라
며칠 전에 70% 세일한다고 지른 니트가 있는데 그거 꺼내려다가 옷장 구석에 쳐박힌 비닐봉지들 보니까 현타가 확 오는 거임.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때 산 것들, 여름 시즌오프 때 산 것들, 생일이라고 자축하면서 산 것들... 택도 안 떼고 그대로 있는 게 한둘이 아니더라 ㅅㅂ
그중에 제일 레전드는 작년에 샀던 형광 핑크색 푸퍼야. 할인한다고 지랄발광하면서 샀는데 집에서 입어보니까 내 피부톤이랑 개안 맞음 ㅋㅋㅋㅋ 아 진짜 거울 보고 경악했다. 그 비싼 돈 주고 산 거 이불 속에 숨겨놨다가 지금은 그냥 겨울에 집에서 입는 담요 대용 됬음 ㅇㅈ?
그리고 또 하나 레전드템은 50% 할인된 린넨 와이드 팬츠. 이거 살 때만 해도 '여름에 바다 갈 때 입어야지' 이랬는데 여름 세 번 지나감. 아직 택도 안 뗌. 왜냐면 사고 보니까 허리가 ㅈㄴ 파여서 입으려면 티 나는 속옷 골라야 하고 통은 또 얼마나 넓은지 화장실 갈 때 바닥 닿을까 봐 불안함 ㅅㅂ 이건 패션인지 인생 시련 테스트인지 모르겠다
아침마다 옷장 앞에서 입을 옷 없다고 한숨 쉬는 이유가 이거였음. 나는 분명히 옷을 샀는데 입을 옷이 없음. 왜냐면 내가 산 건 평소에 못 입을 이상한 디자인이거나 할인이라는 글자에 홀려서 내 스타일도 아닌데 충동구매한 것들뿐이니까 ㅋㅋㅋ
아니 근데 할인이라는 단어가 진짜 마약임. 원래 10만 원짜리가 3만 원이면 이득 본 거 같은데 그거 안 사면 3만 원도 안 깨지는 거잖아? 이런 간단한 계산도 할인 보면 머릿속에서 증발함 ㄹㅇ.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내가 이러니까 더 ㅈ같음. 나는 남들한테 할인 문구 만들어주는 일 하는 인간인데 그걸 또 내가 먹히고 있음 ㅅㅂ ㅋㅋㅋ
옷장에 쌓여 있는 처치곤란 템들 보면서 느낀 건 걔네들이 내 월급을 야금야금 갉아먹은 범인들이란 거임. 텅장의 원흉이 내 옷장 안에 있었음. 이 니트, 저 청바지, 쟤 셔츠가 모여서 나의 치킨과 맥주를 앗아갔다는 생각에 진짜 아침부터 기분 더러웠음
그래서 오늘 다짐함. 다음 달 월급 들어와도 세일 문구에 속지 말자. 사기 전에 진짜 내가 평소에 입을 옷인지 세 번은 생각하자. 근데 이 다짐도 다음 시즌오프 광고 메일 오면 바로 깨질 거 같은 불안함은 뭐지 ㅋㅋㅋ 진짜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