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2호선인데 거의 만석이었음 ㅋㅋ 아침 8시 반쯤이니까 그냥 시궁창 인파에 끼어서 폰만 보는중임. 근데 이게 미세하게 반대쪽 문 쪽에서 웅성웅성 소리 나더라고? 처음엔 그냥 또 시비 붙은 건가 했지 뭐 근데 한두명이 고개를 돌리고 보다가 점점 사람들이 거기만 쳐다보기 시작하는거임 ㅅㅂ 궁금해서 나도 슬쩍 봤는데 진짜 그 장면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음
믿기지가 않아서 두번 봤네 ㅋㅋㅋ 일단 한 아저씨가 완전 찐한 컬러의 노란색 우비를 입고 있었음. 비도 안 오는데 그냥 명랑함 그 자체의 노란색 우비임. 근데 그게 끝이 아니라 그 우비 앞주머니에 참외 3개를 대각선으로 꽂아놓고 있었음 ㅅㅂㅋㅋ. 여기서 이미 정신이 혼미해지는데 그 아저씨가 무릎을 굽혀서 선 채로 기타를 치고 있었음. 아니 시발 출근길 지하철 한복판에서 미니 기타도 아니고 작은 통기타 꺼내서 연주를 하고 있는거임. 게다가 연주하는 곡도 무슨 완전 신나는 트로트 삘이었음 ㅋㅋㅋㅋ 멜로디 들어보니까 대충 '아모르파티' 비스무리한 느낌인데 가사를 자기 멋대로 바꿔서 "참외~ 참 좋아~ 예에에" 이 지랄임 ㅅㅂ
그 와중에 주변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 몰라서 그냥 다 폰만 보는 척 하는게 더 압권이었음. 근데 한 50대 아줌마 한분은 진지하게 듣고 있다가 박수까지 치려고 하다가 갑자기 눈치 보고 손 내리심... 그 모습이 더 가슴 아팠다 솔직히 ㅋㅋ 나도 속으로는 '존나 재밌네' 이러고 있었는데 으로는 무표정 유지함 ㄹㅇ 한국인임
근데 에필로그가 더 어이없는게 그 다음 정류장에서 그 아저씨 우비 자락 펄럭이며 내리면서 내 쪽으로 오는데 참외 한알을 그냥 내 무릎 위에 툭 던지고 내음 ㅋㅋㅋㅋㅋ ㅅㅂ 나 받자마자 이걸 어쩌냐고 당황했는데 그 아저씨는 내릴때까지 "참외~ 참 좋아~ 해피해피!" 이러면서 사라짐 진짜 무슨 출근길 판타지 소설 한 장면을 경험했네
그날 회사 가서 점심에 그 참외 아 먹었는데 솔직히 좀 싱거웠다 ㅋ 인생은 불공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