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ㅋㅋㅋ 진짜 오늘 아침에 본 거 잊을 수가 없어서 글 쌈
때는 오전 8시 30분, 2호선 사당에서 강남 가는 구간이었음. 사람 ㅈㄴ 많았지 당연히. 나도 끼어서 숨쉬기 운동하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냄새가 진동을 하더라고? 무슨 냄새냐면...
치킨 냄새 ㅋㅋㅋㅋㅋ
ㄹㅇ 임. 사람 비집고 올라탄 아저씨가 봉투에 담긴 치킨을 들고 있었음. 그것도 그냥 치킨이 아니라 프라이드 반 양념 반에 콜라까지 끼워서 들고 옴. 출근시간 지하철에서 치킨을 뜯는 놈은 살면서 처음 봄 ㅋㅋㅋ
근데 그게 끝이 아님. 그 아저씨가 봉투 열자마자 "드르륵" 소리 내면서 양념 소스가 바닥에 흘렀음. 주변 사람들 다 발 빼고 난리남. 옆에 있던 양복 입은 직딩은 구두에 소스 묻었는지 ㅅㅂ 소리 날뻔하다가 입 막더라 ㅇㅇ
아니 근데 진짜 레전드는 그 아저씨 태도임. 소스 흘린 거 신경 1도 안 쓰고 그냥 "아 배고파" 이러면서 닭다리 하나 꺼내서 먹기 시작함 ㅋㅋㅋㅋ 이 지하철이 KFC 매장이냐고 ㅋㅋ
내 옆에 있던 여대생 둘은 서로 눈치보다가 "저거 뭐야?" 이러고 속닥이고, 어떤 할매는 치킨 보더니 "요즘 젊은것들은 아침부터 기름진 걸 먹는구만" 이러면서 한숨 쉬심 ㅋㅋ 근데 그 아저씨 젊은이 아니었는데... 나이 한 40대 중반쯤 됬음
그리고 미친 건 타고 있던 분들 중에 한 명이 "저기 냄새 좀..." 이랬는데 아저씨가 "맛있는데 왜요? 드실래요?" 이러면서 닭다리 하나 더 꺼냄 ㅋㅋㅋㅋ 이때 진짜 열차 안 분위기 숙연해짐. 누구 하나 말을 못 잇더라
나도 원래 아침에 컵라면 먹고 큐돌리러 가는 길이라 배고팠는데 순간 치킨 냄새에 정신이 혼미해짐. 근데 이 와중에 나는 "아 이 사람 나보다 더한 인간이구나" 싶더라 ㅋㅋ 나도 PC방에서 짜장면 먹을 때 있지만 지하철에서 치킨은 선넘지
강남역 도착하니까 그 아저씨 치킨 반쯤 남기고 태연하게 내리더라. 손가락에 양념 묻은 채로 문 손잡이 잡는 거 보고 진짜 충격먹음... 그 손잡이 오늘 몇백명이 잡을 텐데 ㅇㅇ
그리고 함정은 그 아저씨 내리면서 봉투 안에 있던 케첩이랑 소금도 같이 흘림. 청소하시는 분 들어오기 전까지 사람들이 다 피해다님 ㅋㅋㅋ 어떤 아저씨는 케첩 밟고 "뭐야 이거 피?" 이러다가 "아 치킨 소스구나" 하고 허탈해 함
결론: 출근길 지하철 신세계다. 각자 사연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게 느껴짐. 특히 치킨 든 아저씨... 인생 뭐 있나. 그냥 먹고 싶을 때 먹는 게 최고인가 봄 ㅋㅋㅋ
근데 나도 입대 전까지 챌린저 찍으면 지하철에서 컵라면 먹을까 고민중임 ㅇㅇ 누가 뭐라건 난 내 길 간다